인천 미추홀구의 한 사우나에서 남탕과 여탕을 표시하는 스티커 가 고의로 바꿔 붙여져, 한 여성 이용객이 신체 노출 피해를 입은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2일 인천 미추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오전 2시쯤 한 사우나를 이용하던 20대 여성 A씨가 “여탕인 줄 알고 들어갔는데 남탕이었다”며 112에 신고했다.
A씨는 전날인 지난 26일 심야 근무를 마친 뒤 남편과 함께 해당 사우나를 방문했다.
당시 엘리베이터 내 3층 버튼 옆에는 ‘여탕’, 5층 버튼 옆에는 ‘남탕’이라는 스티커가 각각 부착돼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부부는 각자 층에서 내렸고, A씨는 목욕을 마친 뒤 알몸 상태로 옷을 입은 남성과 마주치며 상황을 인지하게 됐다.
경찰이 확인한 엘리베이터 CCTV에는 사건 발생 약 4시간 전, 20대로 추정되는 남성 두 명이 엘리베이터 안에서 여탕·남탕 스티커를 바꿔 붙이는 장면이 포착됐다.
이들은 전날 밤 11시쯤 차량을 타고 해당 사우나에 도착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이로 인해 남탕을 이용하게 됐고, 자신의 신체가 다른 남성에게 노출되는 피해를 입었다.
현재 A씨는 정신적 충격으로 인해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나 측은 과거에도 유사한 일이 있었다고 밝혔으며, 경찰은 해당 남성들을 업무방해 혐의로 수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CCTV 영상을 토대로 용의자를 쫓고 있다”며 “일단은 업무방해 혐의로 수사하고 있고 검거 뒤 구체적인 적용 죄명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A씨는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옷을 입고 나가도 남자분들이랑 마주치면 뭔가 발가벗은 느낌이 계속 든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때 처음 알았다. 정신적 충격이라는 게 실제로 있구나. 되게 우울했고 많이 힘들었다”고 심경을 전했다.
박세준 (karung2@sabanamedia.com) 기사제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