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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인분 준비했는데 아무도 안 왔어요”…삼계탕 노쇼 에 눈물 흘린 자영업자

아프니까 사장이다
(사진출처-네이버 카페 ‘아프니까 사장이다’)

경기도 평택에서 보양식 전문점을 운영하는 자영업자가 단체 손님의 대량 주문을 받고 정성껏 삼계탕을 준비했지만, 예약 손님이 끝내 나타나지 않아 약 75만 원의 피해를 입는 일이 발생해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이른바 ‘노쇼 테러’로 인한 자영업자의 고통이 또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피해를 입은 자영업자 A씨는 지난 18일 오후 한 남성에게서 전화를 받았다. 해당 남성은 “삼계탕 50인분을 단체 포장해달라”며 다음 날 저녁 7시까지 음식을 준비해줄 수 있느냐고 문의했다.

A씨는 처음에는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며 요청을 수락하지 않았지만, 남성이 “회사에 결제를 올려야 하니 사업자등록증이 필요하다”며 반복적으로 자료를 요구하자 결국 명함 사진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에도 A씨는 불안한 예감이 들어 의심을 품었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예약 시간에 맞춰 삼계탕 50인분을 조리하고, 들고 가기 편하도록 박스 포장까지 마쳤다.

하지만 예약 당일, 남성은 약속한 시각이 지나도 가게에 나타나지 않았고, 이후 전화와 문자 메시지에도 전혀 응답하지 않았다.

A씨는 온라인 자영업자 커뮤니티에 이 같은 상황을 공유하며 “홀 손님과 배달 주문까지 응대하면서 시간에 맞춰 음식을 준비했는데, 너무 허탈하고 화가 난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이어 “열심히 준비한 내가 바보 같다는 생각까지 들었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이 같은 수법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A씨가 해당 남성의 전화번호를 검색해본 결과, 이미 여러 자영업자가 같은 번호로 유사한 피해를 입은 것으로 드러났다.

주문 시 수십 인분의 음식을 요청하고, 사업자등록증이나 명함을 요구한 뒤 연락을 끊는 방식이었다. 피해 시점과 방식까지 거의 동일했다는 점에서 고의성이 농후하다는 분석이다.

해당 피해 글이 퍼지자 다른 외식업 종사자들 역시 “같은 번호로 연락받았다”, “나도 똑같은 수법에 당했다”며 댓글을 달며 피해 사례를 공유했다.

일부는 지난주와 그 전주에도 같은 방식의 노쇼 피해가 있었다고 증언해, 반복적인 범행이 의심되고 있다.

이처럼 악의적인 노쇼는 단순한 예약 취소 이상의 피해를 야기한다.

특히 외식업계에서는 식자재 선주문과 조리가 이뤄진 상태에서 예약이 취소되거나 손님이 나타나지 않을 경우, 수십만 원의 금전적 손해가 그대로 자영업자의 몫이 된다.

더 큰 문제는 범죄적 의도가 담긴 고의적 노쇼임에도 현행법상 이를 형사처벌하기는 쉽지 않다는 점이다.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외식업주 150명 중 78.3%가 최근 1년간 ‘노쇼’를 경험한 바 있으며, 이들 대부분은 단골손님의 이탈과 내수 침체를 우려해 예약금이나 선결제를 요구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만큼 자영업자들은 고객과의 신뢰 관계를 유지하고자 하지만, 그 믿음을 악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이다.

A씨는 “앞으로는 어떤 대량 주문이 들어와도 선결제 없이는 절대 준비하지 않을 것”이라며 “다른 자영업자들도 반드시 조심하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는 실제로 피해를 준 남성의 전화번호까지 공개하며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한 노력도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노쇼 사기 행위에 대해 법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고의성이 확인될 경우 업무방해죄 또는 사기죄로 처벌이 가능하지만, 실효적인 피해 보전과 예방을 위해서는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많다.

선결제 시스템 도입 확대, 예약금 보증제, 노쇼 블랙리스트 공유 등이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반복되는 노쇼 피해에 고통받는 자영업자들이 더 이상 혼자가 아니라는 점을 알리고, 제도적 보완과 소비자 인식 개선이 함께 이뤄져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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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율 (lsy@sabanamedia.com) 기사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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