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e스포츠 행사로 꼽히는 리그 오브 레전드(LoL)월드 챔피언십 (롤드컵) 주제곡 뮤직 비디오가 발매 하자 마자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라이엇게임즈는 지난 25일 2024 롤드컵 주제곡인 ‘헤비 이즈 더 크라운 (Heavy is the Crown)’의 뮤직비디오를 공개했다. 이 영상은 공개 되자 마자 이틀만에 2600만회를 돌파할 정도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영상 속에서 서양 선수들 생김새는 또렷하게 구분되는 반면 아시아계 선수들은 큰 차이 없이 묘사되어 인종차별과 비판에 휩싸였다.
미국 팀 플라이퀘스트의 ‘마쑤’, 독일 팀 지투 이스포츠의 ‘캡스’는 각자의 얼굴 생김새가 뚜렷하게 구별되는 작화로 표현되었으며 이는 주제곡을 부른 밴드 린킨 파크의 멤버들도 마찬가지였다.
그에 반해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 선수들은 이목구비가 서로 비슷하게 표현됐다. T1’구마유시’이민형 선수는 실제 진한 쌍꺼풀이 있으나 영상에선 외꺼풀로 등장하기도 했다.
선수들 역시 이런 묘사에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팀 KT롤스터의 ‘데프트’김혁규 선수는 개인방송에서 “뮤비를 봤는데 빈(중국 팀 빌리빌리 게이밍 소속) 선수라면서요, 나인 줄 알았어”하며 헛웃음을 짓기도 했다.
빈 선수 역시 자신의 SNS에서 “나도 처음엔 나인 줄 못 알아봤다”고 전했다. 미국의 전 LoL프로 선수인 피터 펭은 본인의 유튜브 채널에서 “왜 모든 아시아 선수가 데프트 선수랑 똑같이 생겼냐 인종차별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부 팬들은 뮤직비디오 댓글과 라이엇게임즈의 SNS 계정을 통해 “영상을 다시 만들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영상의 논란은 이 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우승팀인 T1의 서사가 없다는 점도 논란에 더해졌다. 롤드컵 영상에는 직전 대회 우승팀의 서사를 담는 것이 일반적으로, 7년만에 다시 왕좌에 오른 T1 주장 페이커의 이야기나 5연승 준우승 아픔을 딛고 우승을 해낸 T1선수단의 서사를 담지 않았다는 것이다.
선수들의 서사보다는 주제곡을 부른 린킨 파크에 초점이 맞춰진 점도 문제가 되었다. 한 팬은 “왜 관심도 없는 가수 얼굴만 계속 봐야 하는지 모르겠다 정말 선수들을 존중한다면 누가 주인공인지도 모르겠고, 구별도 안 가는 인종차별적 작화를 만드리지 말았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관련하여 지난해 공개된 뮤직비디오에는 2022년 우승팀인 DRX의 서사가 잘 나와 있으며 당시 노래를 불렀던 뉴진스는 단 한버너도 영상에 나오지 않았다는 점 역시 비판에 더해졌다.
이와 같은 논란 속에서 라이엇 게임즈 측에선 아직 공식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고 있다. 논란이 커지자 공식 입장 대신 영상 섬네일을 팀 T1의 ‘페이커’ 이상혁 선수 얼굴로 교체했다.
한편 LoL챔피언스 코리아 (LCK)에 따르면 올해 롤드컵에는 총 8개의 지역 리그 20개 팀이 참가하며 한국에서는 LCK를 대표해 한화생명e스포츠, 젠지e스포츠, 디플러스 기아, T1(시드 순) 총 4개의 팀이 출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