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1의 울산 HD가 국제 무대에서 마지막 자존심을 건 승부에 나선다.
울산은 6월 26일 오전 4시(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에 위치한 TQL 스타디움에서 도르트문트를 상대로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조별리그 F조 3차전을 치른다.
김판곤 감독이 이끄는 울산은 앞선 두 경기에서 마멜로디 선다운스(남아프리카공화국)에 0대 1, 플루미넨시(브라질)에 2대 4로 패하며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됐다.
하지만 K리그 챔피언으로서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이번 도르트문트전에서 의미 있는 한 경기로 대회를 마무리하겠다는 각오다.
이번 경기는 울산만큼이나 도르트문트에게도 중요한 한 판이다.
도르트문트는 1차전에서 플루미넨시와 0대 0 무승부를 기록한 뒤, 2차전에서는 마멜로디와의 난타전 끝에 4대 3으로 승리해 현재 승점 4점으로 F조 2위에 올라 있다.
하지만 마지막 경기에서 울산에게 패하고, 동시에 마멜로디가 플루미넨시를 꺾는 시나리오가 현실화된다면 16강 진출권을 놓칠 수 있어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도르트문트는 이번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득점왕에 오른 세루 기라시를 중심으로 강력한 공격진을 가동할 예정이다.
울산의 수비진으로서는 부담스러운 상대지만, 국제 무대에서의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소중한 기회이기도 하다.
이날 경기에서 가장 주목받는 선수는 울산의 골키퍼 조현우다. 도르트문트 공식 홈페이지 역시 울산의 키 플레이어로 조현우를 꼽았다.
조현우는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한국이 독일을 2대 0으로 꺾을 때 여러 차례의 선방으로 전 세계의 이목을 끈 바 있다.
도르트문트는 이를 언급하며 조현우의 존재감을 경계했다.
이에 대해 조현우는 “우리가 2018년에 독일을 꺾은 것처럼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울산 팬들에게 희망을 드리고 싶다”며 “그때 생각이 많이 난다. 그렇게 될 것이라고, 우리가 충분히 도르트문트를 이길 거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울산은 비록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지만, 이번 도르트문트전은 단순한 소모전이 아닌 K리그의 자존심을 걸고 싸우는 무대다.
또한 울산 선수들에게는 세계적인 팀을 상대로 기량을 시험해볼 수 있는 귀중한 기회가 될 전망이다.
조현우를 중심으로 한 울산의 마지막 도전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국내 축구팬들의 시선이 새벽 TQL 스타디움에 집중되고 있다.
김용현 (kor3100@sabanamedia.com)
